작성일 : 11-01-0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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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액과 소금물 (대우가족 199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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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문환구
 조회 : 6,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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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변에 떨어진 낙엽이 밟힐 틈도 없이 부지런한 미화원의 비에 쓸려 나가듯 도심에 내린 눈은 쌓일 틈도 없이 제설차의 염화칼슘에 녹아 하수구로 흘러간다. 가끔 씩 늦어진 제설 작업 때문에 하얀 눈이 도로를 덮고 있다면 운전자들은 아름다운 분위기를 느낄 틈도 없이 체인 감기에 바쁠 것이다. 소금이나 염화칼슘을 뿌리면 눈이나 얼음이 녹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액체의 증기압변화로 설명해야 한다. 액체의 증기압이란 액체와 증기가 평형상태를 이루고 있을 때 증기의 압력을 말하고 대개 온도가 올라가면 증기압도 올라간다. 그런데 물에 소금과 같은 물질이 녹아 있으면 그 증기압은 순수한 물보다 낮아진다. 순수한 물이 섭씨 0도에서 어는 이유는 이 온도에서 물과 얼음의 증기압이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증기압이 낮은 소금물은 섭씨 0도가 되어도 얼음의 증기압보다 낮아서 얼지 않는다. 여기서 온도를 더 낮추면 얼음의 증기압은 빨리, 소금물의 증기압은 천천히 내려가다가 어느 온도에서 만난다. 따라서 소금물을 얼리려면 온도를 더 낮추어 주어야 한다.
소금이나 염화칼슘을 얼음에 뿌리면 어는 온도가 주변온도보다 낮아지므로 눈이 얼지 않고 액체상태의 물이 되는 것이다. 눈을 녹이는 것 외에도 소금물은 쉽게 얼지 않으므로 겨울철에 간장 항아리를 밖에 두어도 되는 것이다.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부동액도 에틸렌글리콜이라는 물질을 물에 녹여 어는점을 낮추어 놓았기 때문에 쉽게 얼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 기간 보충하지 않으면 에틸렌글리콜이 증발하고 물만 남기 때문에 얼어 터질 수도 있다.
한편, 온도가 올라가서 액체의 증기압과 대기압이 같아지면 액체는 끓는다. 주위 기압이 대기압보다 낮은 산 위에서는 평지에서보다 낮은 온도에서 물이 끓게 되므로 뚜껑을 눌러주지 않으면 설익은 밥을 먹게 된다. 반대로 어떤 물질이 녹아 있어서 증기압이 낮은 물은 섭씨 100도가 넘어도 증기압이 대기압보다 낮아서 끓지 않는다. 간을 한 국이 맹물보다 뜨거운 이유이기도 하다. 부동액은 끓는점도 올라가므로 라디에이터를 냉각시키면서 온도가 높아져도 쉽게 증발하지 않는 또 다른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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