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1-05 17:11
알루미늄 이야기 (대우가족 1999. 7. 1)
 글쓴이 : 문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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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린 뒤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의 맛은 왠지 병보다는 깡통이 더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통조림이나 일반 청량음료는 양철깡통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유독 맥주만은 알루미늄 깡통만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다. 부드럽고 가벼운 소재인 알루미늄이 알콜 함량이 적어 부드러운 술인 맥주와 잘 어울려서일까? 그런데 이처럼 부드러운 알루미늄으로 어떻게 비행기나 자동차 바퀴처럼 높은 강도가 요구되는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알루미늄은 잘 늘어나기 때문에 맥주 깡통뿐만 아니라 흔히 은박지라 부르는 얇은 알루미늄박도 만들어 음식 포장에 사용한다. 내식성이 강하고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것도 알루미늄을 음식 포장에 많이 사용하는 이유이다. 알루미늄의 내식성이 강한 이유는 대기 중에서 산화되면 표면에 아주 조밀한 산화막을 형성하여 내부가 더 이상 산화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내식성은 강하지만 강철에 비해 강도가 약한 알루미늄은 그 자체로는 산업용으로 쓰임새가 많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다가 구리와 마그네슘 등을 알루미늄에 섞어 비중은 철강재료의 3분의 1이면서 강도는 철강과 비슷한 두랄리늄을 개발하면서 항공기재료로 크게 이용되기 시작했다.

한편 두랄루민은 구리 성분 때문에 부식에 약한 문제가 있어서 구리 대신 아연을 첨가해 내식성을 높인 제품도 개발되었으며 이는 철도차량이나 다리건설에 주로 사용된다. 두랄리늄이 고강도를 가지는 것은 두랄리늄 합금을 500℃ 정도로 가열한 뒤 상온에 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지는 성질을 가지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합금인 두랄루민은 20세기초반 항공기산업을 발전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지만 자동차에 사용하기에는 값이 너무 비쌌다. 그러던 것이 환경보존과 자원절약을 위한 차량의 연비개선요구가 높아지고 두랄루민 제조기술이 발달하면서 바퀴나 엔진 등 무게가 많이 나가는 부품부터 알루미늄 합금이 사용되기 시작해 지금은 차체에서도 철강의 자리를 위협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