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1-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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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 이야기 (대우가족 199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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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문환구
 조회 : 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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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오래 씹으면 소화도 잘 될뿐더러 단맛도 나기 때문에 한때는 음식을 입안에 넣고 삼키기 전에 30번 이상 씹자 이런 캠페인을 하기도 했다. 음식에 포함된 녹말성분이 단맛을 내는 젖당과 또 다른 성분으로 분해되는 바람에 생기는 이 현상은 침 속에 포함되어 있는 아밀라제는 효소가 분해반응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밀라제가 녹말에 더해지거나 어떤 합성작용을 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단지 자연상태에 두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 일어날 반응을 빠른 시간 안에 일어나도록 도와준 것이다. 이것은 효소가 생체 내에서 작용하는 일종의 촉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촉매하면 흔히 알고 있는 이산화망간이 과산화수소수를 물과 산소로 분해시키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소독약으로 흔히 사용되는 과산화수소수 역시 병마개를 닫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해두면 물과 산소로 분해되어 산소는 날아가고 물만 남게 된다.
과산화수소수를 물과 산소로 분해시키는 촉매로는 이산화망간 말고도 브롬산이나 백금 가루가 있다. 금보다 비싼 백금을 실험실에서 촉매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다행히 촉매는 반응 속도만을 변화시킬 뿐 자신은 반응 후에도 그대로이므로 안심해도 된다. 그런데 촉매가 반응전후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해서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그대로 있는 것은 아니다. 결과만으로는 촉매가 아무 변화가 없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반응 과정에 깊숙이 개입해 반응물의 일부와 결합했다가 다시 분해되고 하면서 생성물을 내 놓고는 자신은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촉매를 이용한 화학반응 중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는 백금 촉매를 이용한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가 있다. 백금 촉매 정화장치를 배기가스관 중간에 넣어 두면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산화질소 등 해로운 배기가스를 이산화탄소와 물, 질소분자와 같이 안전하거나 덜 위험한 물질로 바꾸어 주는 것이다.
백금이 배기 정화장치에 들어있다고 도둑이 훔쳐 갈까봐 염려할 필요는 없다. 백금이나 팔라듐 등 촉매 역할을 하는 값비싼 금속은 세라믹 알갱이 표면에 아주 얇게 코팅되므로 그 양이 아주 미량인데다 설사 수백 대 분량을 모은다 하더라도 추출장치와 기술이 없는 한 백금을 추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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