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1-0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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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와 산성비 (대우가족 1999. 6.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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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문환구
 조회 : 4,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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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내리는 산성비로 인해 고대 조각이나 건축물 등 마야 문명 유적이 파괴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캐나다와 노르웨이의 많은 호수는 이웃나라에서 생성된 공해물질로 인한 산성비로 파괴되었으며, 독일의 숲과 유럽의 많은 문화유적이 황폐해지고 있다고 한다. 산성비도 다른 환경문제와 마찬가지로 피해가 치명적인데다 그 원인이 고약한 이웃 때문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산성비의 판단기준은 무엇이고 왜 생기는 것일까?
물에 녹았을 때 수소이온을 내는 물질을 산이라고 하는데 내놓는 수소이온의 농도가 커질수록 강한 산이 된다. 상대적인 수소이온 농도를 간단하게 표시하는 방법으로 pH가 있으며 매우 강한 산인 0부터 매우 강한 염기인 14까지의 값을 갖는다. 중성인 경우는 pH값이 7이며 1이 줄어들면 수소이온 농도는 10배로 된다. 즉, pH 7.4인 피보다 6.4인 우유는 수소이온 농도가 10배 많으며, pH 4.4인 맥주는 피보다는 1000배 더 많은 수소이온 농도를 갖는다.
원래 비나 눈은 대기 중에 섞여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pH값이 중성인 7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고 5.6인 것이 정상이다. 그렇지만 오염물질인 이산화황과 산화질소 등이 눈과 비에 녹아 묽은 황산이나 질산으로 되어서 지역에 따라 pH 4.5에서 5까지의 산성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이산화황은 화산활동이나 식물이 썩을 때도 생기지만 대부분은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석탄이나 석유를 태울 때 나온다. 산화질소는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석연료 속에 들어있는 유황이 타서 이산화황이 되고, 자동차엔진에 들어갔다 나오는 고온의 공기 속에서 산소와 질소가 반응하여 산화질소가 되는 것이다.
깨끗한 물이 흘러 들어와야 할 호수에 맥주를 들이붓는다면 그 안의 물고기와 수초는 살아갈 수가 없을 것이다. 대리석이나 석회석으로 된 문화유적이 허물어지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이산화황을 제거하기 위한 탈황장치와 함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산화질소를 줄이기 위한 탈질장치에 대한 연구를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이유는 석조건물과 물고기 다음 차례는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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