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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1-05 17:24

농구에서 찾아보는 과학

글쓴이 : 문환구

요즘은 길거리농구 등 다양한 형태로 장소를 가리지 않지만, 농구는 원래 야외활동을 하기 힘든 겨울철에도 할 수 있는 실내운동으로 개발되었다. 운동하는 사람보다 구경해줄 관중동원에 더 관심이 많은 프로경기가 활성화되면서 농구경기는 야구장이나 축구장을 찾기 힘든 겨울에 주로 경기가 열린다. 농구가 인기 있는 운동이라고 해도 야구나 축구와 직접 경쟁하기는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농구도 축구처럼 공을 상대방 골대에 집어넣는 경기인 점은 같지만, 발 대신 손을 사용하고 골대가 작으며 골키퍼가 없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축구가 한 경기에 양 팀을 합해서 2점에서 3점정도 나는 것이 고작인데 반해 농구는 한 팀이 100점을 기록하기도 할 만큼 골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골대가 아무리 작아도 그만큼 손의 정확도가 발보다 높기 때문이다.

정밀하게 공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손을 사용하는 농구는 또한 그만큼 훈련이 된 상태라야 득점이 가능한 운동이기도 하다. 흔히 동네축구에서는 한 팀에서 10점씩도 내곤 하는데 반해 동네 농구는 양 팀을 합해서도 50점이 나기 어려운 것은 그만큼 초보자에게 어려운 운동이라는 뜻도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습하지 않은 사람이 농구에서 득점을 하기가 왜 어려운 것일까? 농구에서 득점은 바닥 위 3.05m 높이에 걸려있는 지름 45cm의 링에 지름 24cm 정도의 공을 던져 넣으면 된다. 키가 180cm인 사람이 팔을 뻗으면 2m 높이에서 공을 던질 수 있으므로 링까지의 높이 차이는 불과 1m에 불과하다.

1m 위쪽에 있는 큰 동그라미를 그보다 작은 공으로 맞추는 것이라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일 것이다. 링의 크기가 공보다 거의 2배 가까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링은 바닥과 평행한 방향으로 매달려 있기 때문에 농구공이 링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링보다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가 링으로 떨어져 내려야 한다. 바로 이 때문에 농구공을 링보다 높이 던져야 하고 또 공이 링으로 떨어지도록 힘과 방향을 조절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링에 들어가는 농구공의 움직임은 마치 대포에서 쏜 포탄이 움직이는 것과 같다고 해서 이런 운동을 포물선운동이라고 한다. 포물선운동은 출발점에서의 빠르기와 방향에 따라 그 물체가 도달하는 위치가 정해진다. 양편이 서로 대포를 쏘는 프트리스게임을 해보았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농구선수들은 훈련을 통해서 어느 지점에서 어떤 각도와 힘으로 공을 던지면 농구공이 링보다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링으로 들어가게 되는지 그 감각을 익히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 링보다 아주 높게 던져 올리는가 하면 링 바로 위까지만 올라갔다가 내려오도록 하기도 한다. 농구경기에서 공을 던지는 가장 바람직한 각도는 45에서 52도 사이라고 한다. 이것은 포물선운동에서 같은 힘으로 물체를 가장 멀리까지 가도록 하는 방향이 45도이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힘으로 가장 멀리 보낼 수 있는 각도를 몸에 익힌 다음 링과의 거리가 달라지면 그에 따라 힘을 조절하는 것이, 방향과 힘을 함께 변화시키는 것보다 쉽기 때문이다.

이런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은 농구공을 아무런 방해 없이 가까운 거리에서 던져도 불과 1m 남짓한 높이의 링에 공을 던져 넣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럼 링으로부터의 거리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포도 멀리 있는 물체를 맞추기 어렵듯이, 거리가 멀어질수록 정확도가 떨어지게 되므로 슛을 성공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링의 중앙에서 6.25m 떨어진 거리 밖에서 던지면 한 골에 3점을 주는 것이다. 3점 슛은 농구가 키다리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규칙이다.

그래서 키가 작은 선수들이 키가 큰 선수들과 경기를 하게 되면 대개는 키가 작은 팀에서 많은 수의 3점 슛을 던지곤 한다. 다행히 골인이 되면 한번에 큰 점수를 얻지만 링 바로 앞에서 던지는 골밑 슛보다는 성공률이 낮은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흔히 3점 슛을 남발하다가 뒤졌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과연 3점 슛은 2점 슛보다 불리할까?

운동선수들의 통계를 보면 2점 슛의 성공률이 50%정도이고 3점 슛은 약 34%의 성공률을 나타낸다고 한다. 다시 말해 2점 슛 100개를 던지면 그중 절반이 들어가서 100점을 얻고, 3점 슛 100개를 던지면 그 중 34개가 들어가므로 102점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똑 같은 공격기회가 주어지고 선수들의 슛 성공률이 일정하다면 단순계산으로는 3점 슛을 던지는 것이 결코 손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슛이 실패했을 때 튄 공을 양 팀이 절반씩 잡는다면 2점 슛을 던졌을 때는 상대방에게 50번의 반인 25번의 공격기회를 주지만, 3점 슛을 던졌을 때는 실패한 경우인 66번의 반인 33번이나 상대편에 기회를 주게 된다. 더구나 3점 슛을 던지는 선수는 슛 감각이 아주 좋은 선수가 대부분이므로 이 통계만 보고 무조건 3점 슛을 던지다가는 경기를 이기기는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