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1-05 17:27
수영의 과학
 글쓴이 : 문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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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과 수영은 인류가 오랜 옛날부터 생존을 위해서 해온 생활 속의 운동이다. 기초운동종목이라 올림픽에서 주는 메달도 많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주로 강가나 바닷가에서 여름에만 할 수 있었던 운동이었지만, 요즘은 주로 실내에서 사시사철 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할 때는 물안경과 모자 등 도구를 갖추게 되지만 깜빡 잊고 물안경을 두고 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더라도 물속에서는 눈을 뜨고 수영을 하라고 선생님들은 가르치고 대개 수영장 물이 깨끗하므로 실제 눈을 떠도 별 탈은 없다. 문제는 물이 아무리 맑아도 물속에서는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이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물안경을 쓰면 신기하게도 물속 세상이 또렷하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눈에 있는 각막과 수정체는 돋보기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모아서 망막으로 보내게 된다. 빛이 공기 속을 진행하다가 눈의 각막에 닿으면 진행방향이 변하게 되는데 이것은 공기와 각막의 굴절률이 다르기 때문이다. 굴절률은 빛이 진행할 수 있는 물체마다 다른데 물이나, 유리 그리고 각막은 물보다 굴절률이 크고 굴절률이 크면 빛이 그만큼 더 많이 꺾인다.




우리가 물속에 있는 물건을 보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그 물건에 반사된 빛이 물과 공기를 지나 우리 눈에까지 오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이 때 물 밑에서부터 진행해 온 빛은 공기를 만나면 아래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우리 눈은 공기를 지나온 빛이 물속에서도 그 방향으로 지나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속에 세워 둔 막대는 실제 길이보다 더 짧아 보이는 것이다. 물이 보이는 것보다 실제로는 더 깊은 이유이다.




이처럼 굴절률이 다른 물체에서는 빛이 휘게 되는데 우리 눈의 각막은 공기 중에서 들어온 빛을 모아 망막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만큼 빛을 휘게 한다. 물론 각막과 함께 수정체가 이 일을 하고 이런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안경을 쓴다. 물안경을 쓰지 않고 물속에서 눈을 뜨면 빛이 물에서 바로 각막으로 향하므로 공기에서 들어오는 빛에 맞추어져 있는 각막과 수정체가 초점을 맞출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물고기는 물에서 바로 오는 빛에 눈이 맞추어져 있어서 물속에서 생활할 수 있다. 그런데 물안경을 쓰면 물을 한번 통과한 빛이라도 일단 물안경과 각막 사이에 있는 공기층을 통과하게 되어 초점이 맞아 또렷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수영을 배울 때 자주 듣는 이야기 중 하나는 다리를 벌리지 말라는 이야기다. 물장구를 치다보면 다리가 모아지지 않고 자꾸 벌어지는데 그렇게 하면 속도가 느려진다고 한다. 다리를 모으는 것과 수영속도와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는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수영을 할 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물이 주는 저항을 극복해야 하는데 뾰족한 부분이 있는 물체의 경우 뾰족한 부분이 앞으로 향하는 것보다 뒤쪽으로 향하는 것이 저항을 더 적게 받는다. 뾰족한 부분이 쉽게 물을 헤치고 앞으로 나갈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 저항이 반대방향보다 2.3배 정도 크게 되는 이유는 운동을 할 때 뾰족한 부분 뒤에서 물이 쉽게 합쳐지기 때문이다. 우리 몸을 진행방향에서 볼 때 역삼각형으로 만들어 주어 뒤쪽이 조금이라도 더 뾰족하게 되도록 만들기 위해 다리를 모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영은 고사하고 물에 뜨지도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된 것일까?




물체가 물에 뜨는 이유는 단순히 가벼워서가 아니다. 어떤 물체든지 물에 잠긴 부피만큼의 무게가 같은 부피만큼의 물보다 가벼우면 물에 뜬다. 이것은 물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에 다른 물체가 들어가도 남아 있는 물은 그곳에 원래 물이 있을 때와 같은 힘으로 그 공간을 채운 물체를 들어올리기 때문이다. 처음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라고 부르는 이 원리의 힘은 부력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가볍지만 빈공간이라고는 없는 작은 바늘은 물에 가라앉고, 아주 무거운데도 속이 비어있는 배는 물에 뜨는 것이다. 통나무는 속에 공기가 없지만 그 자체가 부피에 비해 무게가 가벼우므로 즉, 비중이 낮으므로 물에 뜬다. 사람 몸의 비중은 숨을 들이쉴 때와 내쉴 때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물의 비중 1보다 조금 작은 0.97정도 되므로 가만히 있으면 물에 뜨게 되어 있다.




숨을 들이마시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우리 몸은 물에 뜬다. 물에 뜨지 못하는 이유는 편안한 마음으로 물에 몸을 맡기고 팔다리를 움직여주라는 수영선생님의 말을 믿지 못해 온 몸을 마구 움직여 부력이 여러 방향으로 분산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