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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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2013년 9월호 : 전자현미경_진정한 발명자와 특허법상 발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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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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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54_article.pdf (3.1M) [7] DATE : 2013-09-30 09:48:09 |
 http://www.kps.or.kr/storage/webzine_uploadfiles/2054_article.pdf [15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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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현미경_진정한 발명자와 특허법상 발명자
문 환구 들어가는 글 미분적분학은 영국의 뉴튼(Isaac Newton, 1642~1727)과 독일의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Leibniz, 1646~1716)가 독립적으로 발견하고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발전시켰으나 누가 진정한 발견자인지를 두고 벌어졌던 다툼으로 유명하다. 빙정석을 사용하여 알루미늄산화물을 용융 전기분해하는 알루미늄 제련방법은 같은 해에 나고 죽은 미국의 홀(Charles Martin Hall, 1863~1914)과 프랑스의 에루(Paul Louis-Toussaint Heroult, 1863~1914)가 역시 같은 해인 1886년에 거의 동시에 개발하여 이름도 홀-에루 공법(Hall-Hḗroult process)으로 불린다. 미분적분학은 순수한 학문적 발견이지만 알루미늄 제련방법은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특허를 받은 발명인데도 최초 개발자라는 명예를 나누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허는 동일한 발명의 출원이 여러 개 있는 경우, 최초로 발명한 사람(2013년 3월 16일 이전 미국제도)에게 부여하거나 최초로 출원한 사람(대부분의 국가 및 2013년 3월 16일부터 미국 출원)에게 부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는 동일한 특허법이 적용되는 공간 내에서만 유효한 원칙이다. 특허법도 다른 법과 마찬가지로 각 국가별로 고유한 체계와 제도를 가지고 있으며 독립된 절차를 따른다. 따라서 미국의 특허법과 프랑스의 특허법은 서로 다르지만 알루미늄을 제조하는 것은 프랑스나 미국이나 같고 서로 수출하며 수입할 뿐만 아니라, 외국에다 투자하여 공장을 지을 수도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물품과 서비스는 국경을 넘나드는데 이에 수반된 지식재산권은 국가별로 달리 인정되면 애써 발명하고 비용을 들여 획득한 특허권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각 국가별로 다른 특허제도를 최소한의 범위에서 통일시키기 위해 체결한 협약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주관으로 1883년 3월 20일에 프랑스 파리에서 서명된 파리 협약(Paris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Industrial Property)이다. 파리 협약으로 인해, 외국인도 내국민과 동등하게 조약 당사국이라면 어느 나라에서나 특허에 관한 절차를 밟을 수 있고, 조약 체결국 중 어느 한 나라에 출원한 뒤 1년 안에 우선권주장을 하면서 다른 조약 체결국으로 출원하면 최초에 출원한 날을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으며, 그러면서도 각 국가별로 고유한 특허제도(예: 미국의 선발명 주의, 한국의 공서양속 위반 발명 불특허 등)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알루미늄 제련법을 발명한 홀과 에루도 발명을 완성한 해인 1886년에 각각 미국(US Patent 400,766, 1886.7.9. 출원) 과 프랑스(FR 175,711, 1886.4.23. 출원)에 특허출원을 하여 각각 등록받았다. 프랑스인인 에루는 미국에도 특허출원하였으나 당시에는 미국에서 파리협약에 가입하기 전인데다(1887년 가입) 설사 미국에서 에루의 출원일이 앞선 것이라고 인정했다고 해도 미국은 먼저 발명을 완성한 사람에게 특허권을 주는 선발명주의를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에 홀에게 선발명이 인정되어 미국 특허권은 취득하지 못했다[1]. 특허법상으로도 알루미늄 제련법의 권리자가 미국에서는 홀이고 프랑스에서는 에루인 것이다. 그렇다면 발명의 앞뒤가 한 나라 안에서 문제되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전자현미경의 발명과 특허 에른스트 루스카(Ernst August Friedrich Ruska, 1906~1988)는 최초의 전자현미경 설계를 포함한 전자광학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1986년 노벨물리학상 절반을 수상하였다. 나머지 절반은 전자의 터널링 효과를 이용하는 주사터널링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을 개발한 게르드 비닉(Gerd Binnig, 1947~)과 하인리히 로러(Heinrich Rohrer, 1933~)에게 공동으로 돌아갔다. 루스카는 전자현미경의 원리가 되는 전자광학에 관한 최초의 논문[2]을 발표한 1931년으로부터 55년이나 지나서 노벨상을 받은 것으로도 특이하지만, 최초 발명자이면서도 특허법상으로는 다른 사람이 전자현미경의 발명자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사례의 당사자라는 점에서도 독특하다. 그림1. 루스카가 1931년에 개발한 전자현미경의 기능도 루스카는 베를린 기술대학의 고전압 연구소(High Tension Laboratory)에서 막스 크놀(Max Knoll, 1897~1969)과 함께 전자광학을 연구하여 논문을 발표하고 400배의 해상도를 가지는 최초의 전자현미경을 설계(그림 1)하고 제작하였다. 루스카는 다음해인 1932년에 전자현미경에 대한 특허[3]도 출원하고 등록받는데 크놀이 그해에 연구소를 떠났기 때문에 공동발명자는 보리스(Bodo von Borries, 1905~1956)가 된다. 그렇다면 특허법상으로 전자현미경의 발명자 지위도 루스카가 지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루스카보다 먼저 전자현미경에 대한 특허출원을 한 사람이 있었으니 지멘스에 근무하던 라인홀트 뤼덴베르그(Reinhold Rudenberg, 1883~1961)였다. 전화기를 발명한 벨(Alexander Graham Bell, 1847~1922)이 농아인 어머니와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연구를 했다면, 뤼덴베르그는 소아마비에 걸린 아들을 위해 소아미비 바이러스를 관찰하려고 전자현미경을 발명했다. 뤼덴베르그는 루카스와 같은 독일인이었으므로 독일에 특허출원했고 출원일은 루카스보다 빠른 1931년 5월 30일이었다. 뤼덴베르그의 발명은 특허로 등록되었다. 이렇게 되면 루카스의 특허는 후출원이므로 등록받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림2. 뤼덴베르그의 전자현미경 특허 도면 뤼덴베르그의 전자현미경은 전자를 집속하는데 전자기장이 아니라 정전기장(그림 2)을 사용하는 것이었고 이론상으로는 가능할 수 있어도 실용화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아서 실제 제작되지는 않았다. 뤼덴베르그의 특허와 루스카의 특허는 서로 다른 발명에 대해 각각 부여된 권리이므로 양립 가능했던 것이다. 다만 전자빔을 집속하여 현미경을 만든다는 개념에 대한 특허 출원에서 뤼덴베르그가 앞섰으므로 특허법상 전자현미경의 발명자는 뤼덴베르그라는 주장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 것이다. 그런데 실용화하기에 적합하지 않아서 실제 제작되지도 않은, 즉 개념 발명에도 특허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한가? 발명과 특허 발명은 새롭고(신규성) 종래 기술로부터 용이하게 이끌어낼 수 없을 때(진보성) 특허 받을 수 있다. 또한, 발명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한 것[4]”이므로 시제품을 제작하여 그 작동을 증명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였을 때 특허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이다. 다만, 영구기관 등과 같이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것은 발명으로 성립하지 않으므로 특허 받지 못한다. 루스카가 1931년에 발표한 논문은 전자현미경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었고, 루카스가 전자현미경의 개념을 발표한 것은 뤼덴베르그가 특허 출원한 날보다 뒤인 1931년 6월 4일이었기 때문에 뤼덴베르그의 전자광학을 이용한 현미경이라는 개념은 특허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뤼덴베르그의 특허는 파리조약을 이용해 독일 출원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기 직전인 1932년 5월 27일에 미국에도 출원되며 1936년 10월 27일에 등록(그림 3)된다. 그림3. 뤼덴베르그의 독일 특허출원을 우선권주장하여 미국에 출원한 특허 서지사항 1930년대 초반에 독일에서 이루어진 전자현미경 발명에 기여한 사람들 중 루카스만 장수하여 1986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을 수 있었다. 병을 않고 있는 아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연구로 승화해서 새로운 개념을 개척한 뤼덴베르그에게 특허법상 전자현미경 발명자 지위를 인정한들 아쉬울 것은 없어 보인다. [1] Manufacture of Aluminium, http://www.fluoride-history.de/p-aluminum.htm [2] E. Ruska and M. Knoll, Z. Tech. Phys. 12, 389(1931) [3] B. von Borries and E. Ruska, German Patent 680,284 filed 17 Mar. 1932. [4] 특허법 제2조 제1호 |
